2026-09-25 · 손예빈 (연구원)

우리 동네 건강지표는 어디서 확인하나요? 걷기실천율 49.2%와 비만율 시도 격차 8.8%p로 내 생활 점검하는 4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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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건강지표는 어디서 확인하나요?

생활습관을 고치는 출발점은 의지를 다지는 일이 아니라 내가사는 지역의 숫자를 먼저 확인하는 일입니다.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 전국 걷기실천율은 49.2%, 현재흡연율은 17.9%, 고위험음주율은 12.0%로 집계됐습니다. 그런데 이 평균은 지역에 따라 크게 흔들립니다. 자가보고 비만율만 봐도 세종이 29.4%로 가장 낮고 울산이 38.2%로 가장 높아 시·도 간 격차가 8.8%p에 이르고, 이 격차는 전년 7.7%p보다 오히려 벌어졌습니다. 질병관리청은 46개 건강지표를 시·군·구 단위까지 공개하고 있어서, 검색 몇 번이면 내 동네가 전국 어디쯤에 서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목차

보건소 직원이 보여 준 두 장의 지도

지난 3월 한 기초자치단체 보건소에서 건강증진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누다 컴퓨터 화면으로 지도 두 장을 봤습니다. 같은 시 안의 동별 걷기실천율을 색으로 칠한 지도와, 같은 동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을 칠한 지도였습니다. 두 지도의 색분포가 거의 겹쳐 있었습니다. 고령 인구가 많은 동일수록 걷기실천율이 낮았습니다.

담당자가 덧붙인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동네 어르신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걸을 만한 평지 보도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그 지역은 경사가 가파르고 인도가 끈기는 구간이 많았습니다. 보건소가 그해 배정받은 예산으로 한 일은 운동 프로그램을 늘리는 게 아니라, 시청 도로과와 협의해 경로당에서 마을회관까지 400m 구간의 보도 턱을 낮추고 중간에 쉼터 의자를 두 개 놓는 것이었습니다.

이듬해 그 동의 걷기실천율이 올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 해 조사로 판단하기에는 표본이 작다는 이유였습니다. 다만 이 사례가 보여 주는 건 분명합니다. 건강지표는 개인의 성적표가 아니라 그 지역이 어떤 조건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진단서에 가깝습니다. 내 걷기 습관이 부족하다고 자책하기 전에, 내가 걸을 수 있는 길이 있는지부터 보는 편이 순서에 맞습니다.

지역사회건강조사란 무엇이고 무엇을 재나

지역사회건강조사는 질병관리청이 전국 보건소와 함께 매년 실시하는 표본조사입니다.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가구를 방문해 면접하는 방식이며, 시·군·구 단위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값을 낼 수 있도록 표본을 설계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가 전국 단위 정밀 지표에 강하다면, 지역사회건강조사는 지역 단위 비교에 강합니다.

조사 항목은 46개 주요 건강지표로 정리돼 공표됩니다. 크게 나누면 다음과 같습니다.

영역대표 지표
흡연현재흡연율, 전자담배 사용률, 직장실내 간접흡연 노출률
음주월간음주율, 고위험음주율
신체활동걷기실천율,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
비만·영양자가보고 비만율, 저염선호율, 아침식사 실천율
정신건강우울감 경험률, 스트레스 인지율
만성질환고혈압·당뇨병 진단 경험률, 혈압·혈당 수치 인지율
의료이용미충족 의료율, 건강검진 수진율

2025년 조사 결과는 통계집 두 권과 원시자료 형태로 2026년 2월 25일 공개됐습니다. 전국 단위 요약은 「2025 지역건강통계 한눈에 보기」, 시·군·구별 상세 수치는 「2025 지역사회 건강통계」에 담겨 있습니다. 원시자료까지 개방돼 있어 연구자가 아니더라도 관심 있는 지표를 직접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2025년 수치로 본 전국 건강 지형

2025년 조사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흡연 지표가 갈라졌습니다. 일반담배 현재흡연율은 17.9%로 전년보다 1.0%p 줄었지만, 액상형과 궐련형을 합한 전자담배 사용률은 9.3%로 0.6%p 늘었습니다. 둘을 합친 전체 담배제품 사용률은 22.1%입니다. 담배를 끊은것이 아니라 종류를 바꾼 흐름이 통계에 그대로 찍힌 셈입니다. 금연 상담 현장에서도 "일반담배는 끊었다"며 전자담배를 계속 쓰는 사례가 꾸준히 보고됩니다.

둘째, 음주는 개선됐습니다. 고위험음주율은 12.0%로 전년보다 0.6%p 낮아졌습니다. 다만 지역 편차가 큽니다. 강원이 15.7%로 가장 높고 세종이 7.0%로 가장 낮아 두 배 넘게 차이가 납니다.

셋째, 신체활동은 제자리이거나 소폭 뒷걸음질했습니다. 걷기실천율은 49.2%로 전년 대비 0.5%p 줄었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전반적으로는 회복 추세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숨 고르기 구간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성인 절반이 주 5일 하루 30분 걷기를 채우지 못한다는 사실 자체는 여전합니다.

지표 하나가 바뀔 때 함께 움직이는 것들

건강지표는 서로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걷기실천율이 낮은 지역은 대체로 비만율이 높고, 비만율이 높은 지역은 고혈압·당뇨병 진단 경험률이 함께 올라가는 경향을 보입니다. 순서를 따지면 신체활동이 앞에 있고 만성질환 진단이 뒤에 옵니다. 그래서 걷기실천율 0.5%p 하락 같은 작아 보이는 수치가 몇 년 뒤 만성질환 지표로 되돌아오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반대로 이 연결은 개입 지점을 알려 주기도 합니다. 만성질환 지표를 직접 낮추기는 어렵지만, 그 앞단의 신체활동과 음주는 상대적으로 손대기 쉽습니다. 보건소 사업이 금연·절주·걷기 같은 항목에 집중되는 것은 예산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연쇄의 앞쪽을 건드리는 편이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비만 지표는 격차가 벌어졌다는 점에서 별도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도 간 자가보고 비만율 격차가 2024년 7.7%p에서 2025년 8.8%p로 1.1%p 확대됐습니다. 전국 평균이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지역 사이의 간격이 넓어지면, 평균만 보던 정책은 효과를 놓치게 됩니다.

지역 간 격차가 큰 지표는 따로 있다

같은 46개 지표라도 지역 간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항목과 그렇지 않은 항목이 나뉩니다. 2025년 기준 격차가 가장 큰 지표는 직장실내 간접흡연 노출률, 고위험음주율, 혈당수치 인지율 순이었습니다.

이 세 가지가 나란히 놓인 이유를 생각해 보면 지역 건강 격차의 성격이 드러납니다. 직장실내 간접흡연 노출률은 그 지역의 산업 구성과 사업장 규모에 좌우됩니다. 소규모 사업장이 많은 지역일수록 흡연 구역 분리가 어렵습니다. 고위험음주율은 회식 문화와 업종, 그리고 겨울철 길이 같은 환경 요인과 얽힙니다. 혈당수치 인지율은 검진 접근성과 사후 상담 체계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지를 반영합니다.

셋 다 개인의 결심으로 바꾸기 어려운 조건입니다. 그래서 격차가 큰 지표일수록 보건소의 개별 교육보다 사업장 환경 개선, 검진 후 연계 강화 같은 구조적 접근이 효과적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평균이 숨기는 것

전국 평균만 보면 흡연율도 음주율도 완만하게 개선되는 그림입니다. 그런데 시·군·구 단위로 내려가면 개선된 지역과 악화된 지역이 섞여 있습니다. 평균이 좋아졌다는 말은 "모든 지역이 좋아졌다"가 아니라 "좋아진 지역의 크기가 더 컸다"에 가깝습니다. 건강형평성 논의가 평균값이 아니라 분포와 격차를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내 동네 지표를 찾아 읽는 방법

확인 경로는 어렵지 않습니다. 질병관리청 지역사회건강조사 누리집(chs.kdca.go.kr)에 들어가면 지역별 통계를 조회할 수 있고, 통계집 파일을 내려받아 시·군·구 표를 직접 볼 수도 있습니다. 읽을 때는 세 가지만 챙기면 됩니다.

  • 전국 값과의 차이: 내 지역이 평균보다 높은지 낮은지
  • 연도별 추이: 한 해 값보다 3~5년 흐름이 신뢰도가 높습니다
  • 인접 지역과의 비교: 생활권이 비슷한 옆 시군과 비교해야 조건이 통제됩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표본조사이므로 작은 시군의 한 해 수치는 변동 폭이 큽니다. 전년 대비 3%p쯤 오르내린 것을 두고 정책 실패나 성공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방향을 볼 때는 최소 3년 추세를 겹쳐 보시길 권합니다.

지표를 조회할 때 흔히 빠지는 함정

첫 번째 함정은 순위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시·군·구 229곳 가운데 몇 위인지는 흥미롭지만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순위보다 전국 값과의 차이가 몇 %p인지를 보는 편이 유용합니다. 두 번째는 연령 구성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은 걷기실천율이 낮고 만성질환 진단율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통계집에 연령표준화된 값이 함께 제공되는 항목은 그쪽을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세 번째는 지표 하나만 떼어 보는 것입니다. 우울감 경험률이 높다면 그 옆의 사회적 연결망 지표와 1인 가구 비율을 같이 봐야 맥락이 잡힙니다.

지역 지표를 생활로 옮기는 4단계

1단계 — 내 지역에서 전국 평균보다 나쁜 지표 두 개를 고른다

46개를 다 볼 필요는 없습니다. 걷기실천율, 고위험음주율, 비만율, 우울감 경험률 정도만 확인해도 대체로 방향이 잡힙니다. 전국 평균보다 나쁜 항목 두 개를 골라 적어 둡니다.

2단계 — 그 지표가 개인 행동인지 환경 조건인지 나눈다

아침식사 실천율처럼 개인 습관에 가까운 지표가 있고, 간접흡연 노출률이나 미충족 의료율처럼 환경과 제도에 가까운 지표가 있습니다. 개인 항목은 생활수칙으로, 환경 항목은 이용 가능한 서비스 찾기로 대응 방식이 갈립니다.

3단계 — 보건소의 해당 사업을 확인하고 등록한다

보건소는 지역 지표를 근거로 그해 사업을 짭니다. 내 지역에서 나쁘게 나온 지표가 있다면 관련 사업이 운영 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연클리닉, 모바일 헬스케어, 만성질환 자기관리 교실처럼 이미 열려 있는 문을 먼저 두드리는 편이 빠릅니다. 대부분 무료이거나 실비수준입니다.

4단계 — 6개월 뒤 같은 지표를 다시 본다

개인의 변화는 지역 통계에 즉시 반영되지 않지만, 내 기록은 반영됩니다. 걷기 일수, 음주 일수, 체중을 6개월 단위로 적어 두고 지역 평균과 나란히 놓으면 자기 위치가 보입니다. 숫자를 기준선으로 삼는 습관 자체가 실천율을 끌어올리는 장치가 됩니다.

FAQ

지역사회건강조사와 국민건강영양조사는 어떻게 다른가요? 국민건강영양조사는 검진과 실측을 포함해 전국 단위의 정밀한 건강 수준을 파악하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반면 지역사회건강조사는 면접 기반 표본조사로, 시·군·구 단위까지 비교 가능한 값을 낸다는 점이 다릅니다. 내 동네 상황을 알고 싶다면 지역사회건강조사, 전국 평균의 정밀한 수치를 보려면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참고하면 됩니다.
자가보고 비만율은 실제 비만율과 차이가 있지 않나요? 있습니다. 응답자가 스스로 말한 키와 몸무게로 계산하기 때문에 실측치보다 낮게 나오는 경향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절대 수치보다 지역 간 비교나 연도별 추이를 볼 때 의미가 큽니다. 같은 방식으로 조사한 값끼리 비교하면 편향이 상당 부분 상쇄되기 때문입니다.
작은 군 단위 수치가 해마다 크게 흔들리는데 믿어도 되나요? 표본 수가 적을수록 변동 폭이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한 해 값으로 판단하기보다 3\~5년 추세선을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통계집에는 연도별 추이 그래프와 상자그림이 함께 실려 있어 변동 범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자담배 사용률이 늘었는데 흡연율이 줄었다고 볼 수 있나요? 일반담배 사용률만 보면 줄었지만 전체 담배제품 사용률은 22.1%로 집계됩니다. 종류를 바꾼 이용자가 상당수라는 뜻입니다. 금연 여부를 판단할 때는 일반담배 수치가 아니라 전체 담배제품 사용률을 기준으로 보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지표가 나쁜 지역에 살면 건강도 나빠지나요? 개인의 건강은 유전·직업·소득 등 여러 요인이 겹쳐 결정되므로 거주 지역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걷기 좋은 보도, 가까운 검진 기관, 금연 환경처럼 지역이 제공하는 조건이 실천 난도를 바꾸는 것은 분명합니다. 조건이 불리하다면 그만큼 의식적인 설계가 더 필요하다고 이해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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